주님 공현 대축일 후 토요일 ’25/01/11

가끔 생각해 봅니다. 내가 예수님하고 진정 함께 살고 있는 것인가? 아니면, 나는 나대로 살고, 기도할 때만, 미사드릴 때만, 예수님을 찾는 것은 아닐까?

오늘 복음을 보면, 세례자 요한의 제자들이 어떤 유다인과 정결례에 관한 말다툼이 생긴 후 세례자 요한에게 가서 이 사실을 보고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우리는 그 장면에서 예수님께서 당대에 세례를 주셨다는 사실을 엿볼 수 있습니다. “스승님, 요르단 강 건너편에서 스승님과 함께 계시던 분, 스승님께서 증언하신 분, 바로 그분이 세례를 주시는데 사람들이 모두 그분께 가고 있습니다.”(요한 3,26)

세례자 요한의 제자들이 마치 고자질이라도 하는 듯한 보고를 듣고는 세례자 요한은 대꾸하면서, 예수님에 대한 자신의 의식과 입장을 명확히 밝힙니다. “하늘로부터 주어지지 않으면 사람은 아무것도 받을 수 없다. ‘나는 그리스도가 아니라 그분에 앞서 파견된 사람일 따름이다.’ 하고 내가 말한 사실에 관하여, 너희 자신이 내 증인이다. 신부를 차지하는 이는 신랑이다. 신랑 친구는 신랑의 소리를 들으려고 서 있다가, 그의 목소리를 듣게 되면 크게 기뻐한다. 내 기쁨도 그렇게 충만하다. 그분은 커지셔야 하고 나는 작아져야 한다.”(27-30절)

세례자 요한은 예수님께서 하늘로부터 권한과 자격이 주어진 사람이라고 증언하며, 마치 신부가 신랑의 목소리를 듣고는 반기듯이, 세례자 요한도 예수님의 목소리와 예수님에 관한 소식을 듣고는 기쁘다고 고백합니다. 그리고 예수님의 시대가 온다는 사실을 깊이 받아들이며, 그분이 오시기까지 그분의 오심을 준비했던 자신의 소명을 다해간다는 사실을 은연중에 밝힙니다.

세례자 요한의 증언과 고백을 들으면서 생각에 잠겨봅니다. 

나는 예수님에게서 어떤 사람일까?

나는 예수님에게서 무엇을 어떻게 받고 있으며, 그것이 내 생애에 어떻게 작용하고 있는가?

나는 예수님이 내게 다가오셔서 나와 함께하고 계심을 느끼며, 반갑고 기쁜가?

나는 나에게 다가오신 예수님과 함께 어떻게 살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