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스테파노 첫 순교자 축일 ’24/12/26 목요일

스테파노 성인은 초대 교회의 사도들이 뽑은 부제입니다. 식탁 봉사를 위한 일곱 봉사자 가운데 하나로 뽑힌 그는 가난한 이들에게 식량을 나누어 주는 일뿐 아니라 사도들과 마찬가지로 하느님의 말씀을 선포하면서 진리를 증언하는 일도 소홀히 여기지 않았습니다. 또한 유다인들과 벌인 논쟁에서도 “은총과 능력이 충만한 스테파노”(사도 6,8)는 지혜로운 언변으로 그 누구도 대항하지 못하게 하였습니다. 유다인들은 스테파노를 도저히 감당할 수 없음을 알고 그가 하느님을 모독하였다는 거짓 소문을 퍼뜨렸습니다. 결국 그는 돌에 맞아 순교함으로써 교회의 첫 순교자가 되었습니다. “주 예수님, 제 영을 받아 주십시오. …… 주님, 이 죄를 저 사람들에게 돌리지 마십시오”(사도 7,59-60).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이르십니다. “사람들을 조심하여라. 그들이 너희를 의회에 넘기고 회당에서 채찍질할 것이다. 또 너희는 나 때문에 총독들과 임금들 앞에 끌려가, 그들과 다른 민족들에게 증언할 것이다. 사람들이 너희를 넘길 때, 어떻게 말할까, 무엇을 말할까 걱정하지 마라. 너희가 무엇을 말해야 할지, 그때에 너희에게 일러 주실 것이다. 사실 말하는 이는 너희가 아니라 너희 안에서 말씀하시는 아버지의 영이시다.”(마태 10,17-20)

예수님의 이 말씀은 성탄의 축제를 신나게 먹고 마시라고 풀어주시는 모습과는 사뭇, 아니 전혀 다른, 이른바 격려는커녕 경고성 발언처럼 들립니다. 이처럼 교회가 성 스테파노 순교자 축일을 예수 성탄 다음날에 안배한 것은, 예수 성탄이 그저 우리가 그렇게 기쁘게 맞이하고 인간적으로 좋아라 하고 즐길 일만은 아닌 듯합니다. 예수님의 성탄을 맞이하는 우리의 자세는 그야말로 눈 크게 뜨고, 정신 바짝 차려서, 너를 살리기 위해 나를 죽이는 신앙과 나눔으로 살아야겠다는 마음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