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신학생 때, 김수환 추기경님께서 사순특강을 해주셨는데, 그 중에 오늘 복음의 말씀이 나왔습니다. 추기경님께서는 이 비유를 언급하시면서 우리가 어디에 속하는지도 생각해 보아야 하겠지만, 근본적으로 우리가 그분의 말씀을 들으려고 하는지도 성찰해 보라고 하셨던 기억이 납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군중들에게, 복음의 말씀을 이해하지 못해 악에게 빼앗기는 길과 순간적인 깨달음으로 감동을 받지만 자신의 이해관계에 따라 포기하는 돌밭, 세상 걱정과 재물의 유혹으로 말씀을 제켜두는 가시덤불, 좋은 땅에 떨어진 씨에 대한 비유를 드시고는 “귀 있는 사람은 들어라.”(마태 13,9)라고 이르십니다.

우리가 기도할 때, 내가 하고 싶은 것, 내가 사는데 도움이 되는 것을 얻기 위하여 기도하는지? 

즉 나를 위한 도구로서 주님을 바라보는지? 

아니면 주님의 뜻이 나를 통해 이루어지도록 나를 도구로 바치며 사는지? 

우선 주님의 말씀을 받아들이기나 해야, 그 다음에 열매를 몇 배 맺을지 비교해 볼 일입니다.

주님께서 말씀하시는 하느님의 뜻이 이루어지는 복음의 열매를 맺기 위해, 우리의 일상에서 그 분의 말씀을 통해 드러나는 주님의 뜻을 실현하고자 노력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