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도미니코 사제 기념일 ’25/08/08 금요일

가끔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지만, 부모가 자식이 장애를 가지고 있다는 이유 때문에 가둬놓고 키우는 집안이 있다는 소리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또 부모가 치매인 관계로 묶어 놓고 사는 집안이 있다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그 상황과 처지는 이해가 되지만 해서는 안 되는 일이라는 사실을 본인들도 남도 다 압니다. 왜냐하면 자식을 가둬놓는 부모는 더 이상 부모의 자격을 잃은 것이고, 부모를 묶어 놓은 자식도 더 이상 자식이기를 포기한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말씀하십니다. “사람이 온 세상을 얻고도 제 목숨을 잃으면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마태 16,26) 살기 위해 하는 일이 살지 못하게 되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사는 것이 사는 것이 아니다.”라는 말을 되새겨 봅니다. 그리고 그렇게 살기 위해서는 생명을 유지하는 것만이 아니라, 생명의 가치를 증명하고 채우는 일이 중요합니다. 그 가치를 증명하고 채우는 일이 바로 자기 십자가를 지는 일입니다. 짊어지기 싫은 부모와 자식, 성격과 질환, 상황과 처지. 자기 삶에 숙제처럼 허락도 받지 않고 끼어 들어온 십자가에서부터 자신에게 요구되는 사회의 기대와 역할 등이 십자가입니다. 그 십자가를 지고 묵묵히 주님의 뒤를 따를 때 우리는 실제로 살게 되고 구원의 하느님 나라를 만들고 거기 들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

“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 자신을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24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