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요한 크리소스토모 주교 학자 기념일 '24/09/13 금요일

어떤 때는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을 즉시 기쁘고 의지적으로 하지 않고, 미루는 경우가 있습니다. 교회의 선교 사명과 가난하고 어려운 이들과 함께하며 돌보는 소명을 실현하는 데는, 왠지 모르게 새삼스러운 마음이 들고 멋쩍어서 의도적으로 찾지 않는 한, 오늘 당장 이루지 못합니다. 

하기 싫은 것도 아니고, 못 하는 것도 아니며, 어떤 면에서는 누구보다 먼저 기꺼이 해야 할 일을 선뜻 나서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게으른 것인지, 실천 의지가 나약하고 박약한 것인지, 천주교회의 본질과 그와 동일선상에 있는 사명과 소명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입니까? 

기도만 해도, 때를 찾아서 하기 전에는, 먹고 사는 일 속에 빠져, 그냥 그렇게 지나쳐 버리고 자기 전에 몰아서 다 바치기도 합니다. 아마도 그래서 공동체가 필요한가 봅니다. 혼자는 때맞춰서 하기가 힘들어도, 여럿이 함께 있으면, 시간 정해 놓고 함께 바칠 수 있으니 말입니다. 어떤 면에서는 기도와 봉사, 선교와 불우이웃 돕기, 희생 등 혼자서는, 마음만으로는 할 수 없는 일인가 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비유를 들어 말씀하십니다. “눈먼 이가 눈먼 이를 인도할 수야 없지 않으냐? 둘 다 구덩이에 빠지지 않겠느냐? 제자는 스승보다 높지 않다. 그러나 누구든지 다 배우고 나면 스승처럼 될 것이다. 너는 어찌하여 형제의 눈 속에 있는 티는 보면서, 네 눈 속에 있는 들보는 깨닫지 못하느냐? 네 눈 속에 있는 들보는 보지 못하면서, 어떻게 형제에게 ‘아우야! 가만, 네 눈 속에 있는 티를 빼내 주겠다.’ 하고 말할 수 있느냐? 위선자야, 먼저 네 눈에서 들보를 빼내어라. 그래야 네가 형제의 눈에 있는 티를 뚜렷이 보고 빼낼 수 있을 것이다.”(루카 6,39-42)

서로가 서로를 지지해 주고, 점검하고, 교정해 주면서, 진리이신 주님을 따라, 함께 마음을 모아 교회 공동체를 이루어서, 선교와 복음화 사명과 공동체 건설과 양성 그리고 가난한 이웃과 함께하며 돌보는데 헌신하여, 이 땅에 하느님 나라를 이루고 하느님의 영광이 드러나게 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