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23주간 화요일 '24/09/10

우스갯소리로 놀 때는 “내 나이가 어때서”라는 노래까지 부르면서 신나하면서도, 성당에서 무슨 봉사직이라도 맡아달라고 하면, “나이가 많아서...”라는 등의 엉뚱한 타령을 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기도하시려고 산으로 나가시어, 밤을 새우며 하느님께 기도하셨다. 그리고 날이 새자 제자들을 부르시어 그들 가운데에서 열둘을 뽑으셨다. 그들을 사도라고도 부르셨”(루카 6,12-13)습니다. 그리고 예수님께 다가오는 이들을 가르쳐주시고, 고쳐주시고, 축복해 주십니다. 

우리가 잘 알듯이, 주님의 사도들은 훌륭한 사람들이 아니었습니다. 그분들은 당시에 본래 어부였던 사람도 있었지만, 사회에서 이렇다 할 자리를 잡지 못해서 낙향하고 밀려 나와 어부가 된 이들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그 시대에 부자나 능력자나 학자들을 제자로 삼으시지 않으시고, 정말 사회에서 이렇다하게 드러나 보이는 이들이 아닌 무지렁이처럼 보이는 어부들과 낭인들을 제자로 부르셨습니다.

왜 그러셨습니까?

구약 시대에 그 많은 내로라하는 민족 중에 가장 약하고 보잘것없는 이스라엘을 뽑으셨듯이, 주님의 영광이 드러날 수 있는 사람들의 눈에 약해 보이고 보잘것없는 이들인 우리를 뽑으신 것입니다. 

사도 성 바오로는 말합니다. “나는 그리스도의 힘이 나에게 머무를 수 있도록 더없이 기쁘게 나의 약점을 자랑하렵니다. 나는 그리스도를 위해서라면 약함도 모욕도 재난도 박해도 역경도 달갑게 여깁니다. 내가 약할 때에 오히려 강하기 때문입니다.”(2코린 9-10)

우리가 주제넘게 뭘 안다고 하고, 무엇인가 할 줄 안다고 하고, 자격이 있으니 없느니, 나이가 많으니, 뭐니 하고, 이만큼 했으면 다 했다고 여기는 오만함에서 벗어나, 주님께서 부르시면 언제든지 다가가 주님의 도구가 되겠다는 마음으로 오늘을 감지덕지하게 여기며 우리의 부족함과 나약함을 주님께서 채워주시고 이끌어 주시기를 청하며 기꺼이 우리를 주 대전에 봉헌하며 살아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