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 - 남북통일 기원 미사 ’25/06/25 수요일

오늘은 우리가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해 기도하는 날입니다. 말 그대로 우리 한 민족의 일치와 그에 따른 민족통일의 날을 기리는 날입니다. KBS 공영미디어 연구소 조사팀의 ‘2024년 국민 통일의식 조사’를 보면, 통일에 대하여 67%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가 하면, ‘큰 부담만 없다면 통일되는 것이 좋다’라는 의견이 46.8%가 가장 많은 응답이라고 합니다. 통일 과정에서 가장 우려되는 점은 ‘남한주민의 막대한 통일비요 부담’이 49.5%랍니다. 이 응답은 최근 몇 년간의 조사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고 합니다.

교회가 제시하는 복음 말씀을 들어봅시다. 오늘 복음에서는 베드로와 예수님의 질의응답이 나옵니다. “‘주님, 제 형제가 저에게 죄를 지으면 몇 번이나 용서해 주어야 합니까? 일곱 번까지 해야 합니까?’ 하고 물었다. 예수님께서 그에게 대답하셨다. ‘내가 너에게 말한다. 일곱 번이 아니라 일흔일곱 번까지라도 용서해야 한다.’”(마태 18,21-22) 

이 복음과 연관지어, 교회는 통일비용이 얼마인지 그리고 통일을 이루기 위해서는 우리가 어떤 정치형태를 이루고 얼마만큼의 경제적 희생을 가져와야 하는가를 논하고자 하지 않습니다. 

교회는 복음을 통해 예수님께서 무엇보다 우리가 통일을 가져오기 위해서는 우리 각자가 마음으로 서로를 받아들이고 만나고자 하는 마음을 간직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그 만나고자 하는 마음의 첫걸음이 용서라고 말씀하십니다. 성 바오로 사도도 예수님의 이 말씀에 이어 “서로 너그럽고 자비롭게 대하고, 하느님께서 그리스도 안에서 여러분을 용서하신 것처럼 여러분도 서로 용서하십시오.”(에페 4,32)라고 말합니다.

우리 민족이 한마음 되어 통일이 되기까지에는 얼마만큼의 준비와 희생이 필요한지 모릅니다. 그렇지만 우리가 통일을 가져오기 위해서, 아니 우리 민족이 하나라는 그 일치성을 유지하고 같은 마음으로 되돌아가기 위해서는, 서로 한 가족으로 아끼고 감싸주고 배려하며 사랑하는 마음을 먼저 간직하라는 예수님의 말씀을 교회는 전합니다. 통일을 가져오기 위해 우리가 준비해야 하는 사회경제적 요건에 앞서, 서로를 가족으로 받아들이고 함께 하나 되고자 하는 마음을 신앙 안에서 키워나가 마침내 우리 민족 상잔의 비극의 상처를 극복하고, 남과 북의 백성들이 서로 용서하며 서로를 사랑함으로써 우리 민족의 미래를 이루어 나가기로 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