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제7주간 토요일 ’25/06/07

나 혼자 살 때는 크게 문제가 안 되는 것 같은데, 가끔 누구와 내가 비교되거나 나 스스로 다른 이들의 처지를 고려해 볼 때 괜실히 마음속에서 이상한 생각이 날 때가 있습니다. 설사 남들보다 어떤 면에서 내가 뒤처진다고 하더라도, 나는 내 삶을 꾸준하고 진실하게 살면 그만인데 굳이 남들과 비교할 필요가 어디 있는가 싶기도 합니다. 내가 다른 이와 서로 다른 존재인데 같은 잣대로 서로를 비교해 본들 무슨 소용이 있으며, 그 비교 평가에서 내가 처진다고 한들 또 다른 비교 평가 기준으로도 내가 낮은 것이 아닐 수도 있을 뿐만 아니라, 설사 누군가의 기준과 평가로 내가 낮아진다고 한들, 나는 나이고 그는 그인데 왜 비교 평가를 하고 또 받아야 하는지도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나는 내게 주신 하느님의 소명이 있고, 그는 그대로 그에게 주신 하느님의 소명이 있을진대, 각자 서로에게 주어진 소명을 진솔하게 실현하면 되지 비교 평가할 필요가 없지 않겠습니까?

예수님께서는 오늘 복음에서 베드로가 다른 제자를 가리키며, 미래에 어떻게 될지 안부를 묻자, “내가 올 때까지 그가 살아 있기를 내가 바란다 할지라도, 그것이 너와 무슨 상관이 있느냐? 너는 나를 따라라.”(요한 21,22)라고 답하십니다.

주님께서는 우리를 각기 다르게 만드시고, 각기 다르게 소명을 주시고, 각기 다르게 인생을 살며 그 소질과 소명을 키우고 실현하도록 우리를 부르셨다는 사실을 인정하며 감사드립시다. 그리고 우리를 부르신 주님 앞에 서서 서로 다름을 인정하되 서로를 비교하거나 경쟁하면서 경계하지 않고, 서로의 부족한 점을 채워가면서 모두를 위한, 공동체를 위한 밀알이 되기를 서로 다짐하며 주님께서 각자에게 내려주신 소명을 이루어 나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