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제7주간 수요일 ’25/06/04

세상을 떠나게 되면, 가족과 친지들과 세상에 남아있는 이들을 위해 어떤 유언을 남기시겠습니까? 주 하느님께 남아있는 이들을 위해 무엇을 기도할까요?

예수님께서는 세상을 떠나시면서 마지막으로 남아 있는 제자들을 위해 아버지 하느님께 기도하십니다. “이제 저는 아버지께 갑니다. 제가 세상에 있으면서 이런 말씀을 드리는 이유는, 이들이 속으로 저의 기쁨을 충만히 누리게 하려는 것입니다.”(요한 17,13) 

어떤 사람들은 예수님의 말씀을 따르는 것이 이 세상에서는 뭔가 손해보는 일이고 어려운 일이고 고통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하는데, 예수님은 오히려 기쁨을 충만히 누리게 될 것이라고 하십니다. 우리가 걱정하는 것을 예수님은 잘 알고 계십니다. “저는 이들에게 아버지의 말씀을 주었는데, 세상은 이들을 미워하였습니다. 제가 세상에 속하지 않은 것처럼 이들도 세상에 속하지 않기 때문입니다.”(14절)

그래서 예수님은 예수님을 따르는 우리를 위해 기도하십니다. “이들을 세상에서 데려가시라고 비는 것이 아니라, 이들을 악에서 지켜 주십사고 빕니다.”(15절)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우리가 아무런 어려움도 겪지 않게 해 달라고 하시거나 그냥 무사히 온실 같은 화원에서 고이 자라나 하늘 나라로 가게 해 달라고 기도하지 않으십니다. 그 대신 우리가 어둠과 악의 세력과 싸울 때, 경우에 따라 상처 입고 우리조차도 악한 마음으로 복수하고자 하는 마음을 갖기 쉬운, 그야말로 감당하기 어려운 악에게서 지켜달라고 청하십니다.

그러시고는 우리가 악에서 해방되고 악에게 굴복되지 않는 방법이 아버지 하느님의 말씀을 따르는 길임을 확신하십니다. “제가 세상에 속하지 않은 것처럼 이들도 세상에 속하지 않습니다. 이들을 진리로 거룩하게 해 주십시오. 아버지의 말씀이 진리입니다.”(17절) 그리고 우리가 주 예수님의 뒤를 따름으로써 영원한 하느님의 나라로 들어오기를 간절히 바라십니다. “아버지께서 저를 세상에 보내신 것처럼 저도 이들을 세상에 보냈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들을 위하여 저 자신을 거룩하게 합니다. 이들도 진리로 거룩해지게 하려는 것입니다.”(19절)

오늘 부활하신 주님 앞에 나아와 우리가 살면서 괜찮아 보이는 물질적이고 현세적인 모든 허상 앞에서 주 하느님의 말씀을 기억하고 그 진리의 말씀에 의지하여,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해주시고, 악에게 현혹되거나 휘말려 주님께서 일러주시는 길에서 벗어나지 않고 거룩하게 해 주시기를 간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