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31주간 금요일 '24/11/08

가끔 좋은 일을 기획하고 실행하다가도, 전혀 사전에 예기치 않았던 오해나 의외의 변수가 등장하면, 당혹해하기도 하고 불평불만이 터져 나오기도 합니다. 처음 일을 시작할 때는 생각에 생각을 거듭하여 이성적으로 아주 잘 짰다고 여겼지만, 그래도 어딘지 미진한 부분이 있었나 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불의하지만 약은 집사 이야기를 예로 드십니다. 집사가 재산을 낭비한다는 소문을 듣고 집사를 해고하려고 하자, 그 집사는 자신의 새 출발을 위해 또 다른 부정을 저지릅니다. 주인에게 빚을 진 이들에게 빚의 절반만을 꾼 것으로 차용증을 다시 작성하도록 합니다. 마치 자신이 나가서 다시 받을 요량이라도 염두에 둔 것처럼 말입니다. 물론 자신이 집사 자리에서 떨구어 나갔을 때, 그 빚진 이들이 자기 생각대로 자신에게 그 나머지 반을 실제로 줄지는 모를 일입니다. 이 모습을 보고 "주인은 그 불의한 집사를 칭찬하였다. 그가 영리하게 대처하였기 때문이다. 사실 이 세상의 자녀들이 저희끼리 거래하는 데에는 빛의 자녀들보다 영리하다."(루카 16,8)라고 평가합니다.

이성적으로 잘 꾸미고 대처해도, 예기치 않은 변수들로 인해 처음 기획한 대로 되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어려운 이들을 돕자는 제안 등의 주님의 복음을 실현하고자 할 때는, 걱정과 우려와는 달리 의외로 잘 풀릴 때도 있습니다. 아마도 그것은 주님께서 주님 말씀을 실현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내려주시는 은총의 섭리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