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 제2주간 화요일 ’25/12/09

유럽이 히틀러 독재체제와 공산화되는 과정을 겪으면서, 노동사제들이 자신들의 사목정책에 대해 되돌아보게 되었답니다. 그러고 나서 그분들은 이런 사목적 반성을 했다고 합니다. ‘잃어버린 양 한 마리를 찾아 나서기 위해, 기존의 구십구 마리의 양을 다 놓쳐 버렸구나!’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말씀하십니다. “어떤 사람에게 양 백 마리가 있는데 그 가운데 한 마리가 길을 잃으면, 아흔아홉 마리를 산에 남겨 둔 채 길 잃은 양을 찾아 나서지 않느냐? 그가 양을 찾게 되면, 길을 잃지 않은 아흔아홉 마리보다 그 한 마리를 두고 더 기뻐한다. 이와 같이 이 작은 이들 가운데 하나라도 잃어버리는 것은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의 뜻이 아니다.”(마태 18,12.13.14)

잃어버린 양 한 마리를 찾아 나설 수 있는 전제는, 아흔아홉 마리의 양이 제자리에 굳건히 서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한 마리 양을 찾아 나서려고 하다가 아흔아홉 마리의 양이 모두 다 흩어져 잃어버릴 우려가 된다면, 잃어버린 양 한 마리를 찾아 나설 수 없겠습니다. 잃어버린 양 한 마리를 찾아 나서는 중에 아흔아홉 마리 중에 제 이의 제 삼의 잃어버린 양을 만들어 낼 수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중요하게 여기는 것을 하다가, 중요치 않으면서도 우리 삶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것들을 잃어버리지 않도록 주의합시다. 우리 삶의 근간을 충실하고 튼튼하게 다져놓아, 언제나 잃어버린 양을 찾아 나설 수 있는 준비를 합시다.

돌아온 작은 아들의 비유에서, 주님께서 큰 아들에게 하신 말씀이 거듭 내 마음속에서 울립니다. “얘야, 너는 늘 나와 함께 있고 내 것이 다 네 것이다.”(루카 15,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