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22주간 토요일 ’25/09/06

영성체는 미사에 온전하게 참석하여 지향이 다를 경우 하루에 두 번까지 가능하다고 합니다. 그런데 한 가지 예외는 사제가 미사를 하루에 두 대 이상 드리더라도, 횟수와 관계없이 미사를 봉헌할 때마다 성체를 영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같은 예외가 있습니다. 우리 신자들은 매주 금요일 금육을 지킵니다. 그런데 집안에 손님이 오셨을 경우 금요일이라고 해서 고기를 대접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하지 말고, 금요일에 손님이 오셨을 경우에는 고기를 대접하고 주인도 그 고기를 먹어도 된다는 사실입니다. 손님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려는 제도적인 아량이라고 봅니다. 

오늘 예수님께서 안식일에 밀밭 사이를 제자들과 함께 걸어가시다가, 제자들이 밀 이삭을 뜯어 손으로 비벼 목는 모습을 보고 바리사이 몇 사람이 비난합니다. “당신들은 어째서 안식일에 해서는 안 되는 일을 하오?”(루카 6,2)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제자들의 역성을 들면서 대답하십니다. “다윗과 그 일행이 배가 고팠을 때, 다윗이 한 일을 읽어 본 적이 없느냐? 그가 하느님의 집에 들어가, 사제가 아니면 아무도 먹어서는 안 되는 제사 빵을 집어서 먹고 자기 일행에게도 주지 않았느냐?”(3-4절) 예수님은 이 예외적인 상황의 예를 드시며, ‘사람이 도망을 쳐야 하는 비정상적인 위급한 상황에서 굶주림을 극복하기 위하여 배가 고플 때는 규정을 어길 수도 있다.’라고 말씀하시는 듯합니다. 

그러시고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주님 자신을 선포하십니다. “사람의 아들은 안식일의 주인이다.”(5절) 안식일 계명은 자신들을 구원하신 하느님께 하루를 봉헌하고자 하는 감사의 예인데, 그 감사를 받으셔야 할 예수님이 제자들과 함께 있으니, 제자들은 별도의 율법 규정 준수나 제례 예식을 통하여 주님께 따로 감사의 표를 할 것이 아니라, 예수님께 직접 그 자리에서 해도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안식일 규정을 지키는 것은 중요합니다. 한편 유다인들은 불을 켜서 음식을 장만할 수 없는 안식일에 외국인 관광객에게 예외로 적용되는 호텔에 가서 따뜻한 음식을 먹기도 한다고 합니다. 위선적인 것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법규정을 어기지 않으면서도 현실적으로 살아나가려는 유다인들의 삶의 지혜를 바라보기도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이 비싼 향유를 머리에 부으면서 용서를 청하는 여인에게 “왜 저렇게 허투루 쓰는가? 저것을 비싸게 팔아 가난한 이들에게 나누어 줄 수도 있을 터인데.”(마태 26,8)라며 질투 섞인 비난을 던지는 제자들에게 하신 말씀을 기억합니다. “왜 이 여자를 괴롭히느냐? 이 여자는 나에게 좋은 일을 하였다. 사실 가난한 이들은 늘 너희 곁에 있지만, 나는 늘 너희 곁에 있지는 않을 것이다. 이 여자가 내 몸에 이 향유를 부은 것은 내 장례를 준비하려고 한 것이다.”(10-12절) 

주 하느님을 향한 우리의 마음이 진실한 것이기를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