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28주간 토요일 '24/10/19

우리가 누군가를 안다는 것은, 그의 인격과 됨됨이를 안다는 것이고, 내가 지금까지 그와 함께하면서 그가 보여주고 공유해준 인생의 궤적을 통해 그를 믿는다는 또 다른 표현이기도 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말씀하십니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누구든지 사람들 앞에서 나를 안다고 증언하면, 사람의 아들도 하느님의 천사들 앞에서 그를 안다고 증언할 것이다. 그러나 사람들 앞에서 나를 모른다고 하는 자는, 사람의 아들도 하느님의 천사들 앞에서 그를 모른다고 할 것이다.”(루카 12,8-9)

그러시면서 우리 인간성이 지니고 있는 나약함과 부족함을 너무나 잘 아시는 주님께서는 우리가 별 뜻 없이, 깊이 없이 말을 마구 쏟아내고, 아는 사람으로서 해서는 안 되는 일도 저지르고, 심지어는 쉽게 변해버린다는 것을 잘 알고 계시기에 안타까워하시면서도 우리를 끝내 저버리시지 않으시고 여지를 남겨주십니다. “사람의 아들을 거슬러 말하는 자는 모두 용서받을 것이다. 그러나 성령을 모독하는 말을 하는 자는 용서받지 못할 것이다.”(10절)

그리고 우리에게 세상의 어둠과 두려움을 몰아내고 평안하라고 하십니다. “너희는 회당이나 관청이나 관아에 끌려갈 때, 어떻게 답변할까, 무엇으로 답변할까, 또 무엇을 말할까 걱정하지 마라. 너희가 해야 할 말을 성령께서 그때에 알려 주실 것이다.”(11-12절)

우리의 부끄럽고 만족스럽지 않은 오늘을 뒤로하고 숨어버리거나 포기하지 않고, 주님께 다가갑시다. 결코 변치 않으며 사라지지 않고, 우리가 함량 미달이라고 내치시지도 않으시는 주님과 주님의 나라에 대한 믿음과 희망을 잃지 않고, 오늘 이렇게 멀리 떨어져 있는 우리를 맞이하시기 위해 두 팔을 벌리고 끌어당기고 계시는 주님을 향해 다시 일어나 주님 복음이 비춰주시는 사랑의 길로 나아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