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 제1주일 2025년 서울대교구장 사목교서 요약: ‘희망의 순례자들’ 희년

희망하는 교회, 순례하는 교회, 선포하는 교회

 "여러분의 희망이 성령의 힘으로 넘치기를 바랍니다." (로마 15,13)

(다해) 루카 21,25-28.34-36; ’24/12/01

친애하는 교형자매 여러분, 하느님 아버지의 사랑과 예수 그리스도의 은총, 성령께서 주시는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하기를 빕니다!

2025년 희년의 의미 

구약의 전통에 따라 이스라엘 백성은 50년마다 해방과 안식을 선포했으며, 교회는 이를 1300년부터 이어왔습니다. 올해 교황님께서 선포하신 ‘희망의 순례자’ 희년에 따라 서울대교구는 다음 세 가지 실천 사항을 중심으로 신앙 여정을 함께하고자 합니다.

1. 희망하는 교회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이번 희년에 우리 모두를 ‘희망의 순례자’로 초대하셨습니다. 희년의 목적은 “구원의 문”이신 예수 그리스도와 깊은 인격적 만남을 나누는 것입니다. 여기서 그리스도인은 ‘우리의 희망’ 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언제 어디서나, 모든 이에게 선포합니다.

오늘날, 우리 사회는 경제적 풍요 속에서도 세대 간 갈등, 저출산 문제, 청년 실업, 주택 문제, 그리고 정치·경제적 양극화 등 여러 난제를 겪고 있습니다. 그리스도인은 눈에 보이는 세상의 것이 아닌, 하느님의 영원한 생명을 희망하며 살아갑니다. 이러한 신앙의 시야를 통해 그리스도인은 세상을 새롭게 보고 변화시킬 힘을 얻습니다. 우리는 “보이지 않는 것을 희망하기에 인내하며 기다린다”(로마 8,24-25 참조)는 성경의 말씀을 따라 참된 희망을 품고 세상을 변화시켜 나갈 사람들입니다.

2. 순례하는 교회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희년 칙서 「희망은 우리를 부끄럽게 하지 않습니다」에서 “모든 희년 행사의 근본 요소는 순례”라고 강조하셨습니다. 순례는 단순한 여행이 아니라, 삶의 의미를 찾는 여정입니다. 순례는 ‘지나가는 것’과 ‘영원한 것’을 묵상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입니다.

순례하는 교회로서 서울대교구 신자들은 로마 순례를 가지 않더라도 서울 도심의 ‘천주교 서울 순례길’을 통해 신앙을 되새길 수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와 인격적으로 만나는 영혼의 내적 순례 여정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신앙은 주일미사를 참례하는 것에 머무르지 않으며, 우리의 삶 전체를 새롭게 하는 깊은 만남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와 사랑의 우정을 나누는 여정입니다. 성체조배 시간은 예수님과 ‘단둘이 나누는 우정의 대화’ 시간으로, 참여하여 주님의 사랑을 체험할 것을 권장합니다.

3. 선포하는 교회

어느 학자는 “하느님은 명사가 아니라 동사”라고 표현했습니다. 이는 하느님께서 사랑과 자비로 우리에게 다가오시며, 우리를 인격적 관계로 초대하신다는 의미입니다. 하느님을 만난 그리스도인은 그분의 사랑을 세상에 드러내고자 합니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이들이 잠자코 있으면 돌들이 소리 지를 것이다.”(루카 19,40) 

복음 선포는 큰 목소리로 외치는 것만이 아니라, 구체적이고 일상적인 행동으로 나타납니다. 선포하는 교회의 실천 방안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애덕 실천을 통한 복음 선포: 야고보 사도의 말씀대로, “믿음에 실천이 없으면 죽은 것”(야고 2,17)입니다. 그리스도인은 애덕 실천을 통해 살아있는 복음을 드러내야 합니다.

2. 사회적 약자와의 동행: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들은 우리 공동체의 동등한 주인공입니다. 그들이 주체적 삶을 살아가도록 돕고, 함께하며 복음을 선포합시다.

3.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 참여: 세계청년대회를 준비하며 묵주기도, 홈스테이 제공, 자원봉사 등의 방식으로 교회 공동체가 하나 되어 복음을 체험하고 선포할 수 있습니다.

마무리 

2025년 희년을 맞아 희망의 순례자로 살아가는 서울대교구 신자들이 됩시다. 이를 통해 우리는 희망하고, 순례하고, 선포하는 기쁨을 누리며 복음의 빛을 전할 수 있을 것입니다.

교회의 어머니 성모 마리아님,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이 땅에 복음의 빛을 전하신 한국의 모든 순교 성인들과 복자들,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2024년 대림 시기에천주교 서울대교구 교구장대주교 정순택 베드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