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33주간 화요일 '24/11/19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그동안 우리가 주님께 무엇을 청하고 살았나 생각해 봅니다.

한 해 동안 주님께 무엇을 청하고 무엇을 기대하며 살았는지!

오늘 복음에 나오는 자캐오는 아주 적극적이고 열성적인 사람으로 보입니다. 키가 작아서 자기 눈에 보이지 않으면 그만두고 포기할 수도 있을 터인데, 자캐오는 돌무화과나무 위로 올라가 그곳을 지나시는 예수님을 보려고 합니다.

그런 자캐오를 발견한 예수님께서는 “자캐오야, 얼른 내려오너라. 오늘은 내가 네 집에 머물러야 하겠다.”(루카 19,5) 라고 자캐오에게 다가오십니다.

사람들은 예수님께서 자캐오를 찾아가심을 불평합니다. “저이가 죄인의 집에 들어가 묵는군.”(7절)

그런 사람들의 반응을 보란 듯이 자캐오는 말합니다. “보십시오, 주님! 제 재산의 반을 가난한 이들에게 주겠습니다. 그리고 제가 다른 사람 것을 횡령하였다면 네 곱절로 갚겠습니다.”(8절)

그러자 주님께서 말씀하십니다. “오늘 이 집에 구원이 내렸다. 이 사람도 아브라함의 자손이기 때문이다. 사람의 아들은 잃은 이들을 찾아 구원하러 왔다.”(9-10절)

예수님과 자캐오의 만남 이야기를 들으면서 이런 생각이 듭니다. 우리는 예수님께 우리의 소원을 들어달라고 아뢰기 위해서, 어떻게든 예수님을 만나려고 할지 모릅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어쩌면 우리의 소원을 들어주시기 위해서만 오시지 않나 봅니다. 오히려 주님은 우리에게 무엇을 하나 더 주려고 오신다기보다는, 우리가 회개하여 바른 사람이 되기를 바라십니다. 그리고 우리가 주님의 뜻이 담긴 주님 사랑의 말씀을 실현함으로써 이 땅에 하느님 나라가 세워져 나와 너를 비롯한 우리 인류 모두가 행복하게 살기를 바라십니다.

그래서 그런지, 자캐오는 자기가 예수님을 만나서 청하려고 했던 소원들, 키를 좀 더 크게 해 달라고 한다든지 등의 청을 아뢰는 것은 까맣게 잊어버리고, 주님을 만난 감격으로 회개하고 새로 태어납니다. 그 새로 태어난 증거와 행실로 자기 재산의 반을 가난한 이에게 나눠주고, 혹여 자신이 횡령한 것이 있다면 네 곱절로 갚겠다고 약속합니다. 

예수님을 만나고 싶다면, 우리도 어쩌면 뭔가 예수님을 만날 준비를 해야지 않겠습니까? 

우리의 마음을 다시 가다듬고, 우리를 자석처럼 끌어들이던 죄악을 끊어버리고, 새로 나겠다는 결심과 그에 따른 변화된 새 삶을 시작해야 하겠습니다. 그 과정에 우리는 주님을 만나고 주님의 사랑을 더욱 더 깊이 느끼게 될 것입니다. “얘야, 얼른 내려오너라. 오늘은 내가 네 집에 머물러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