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33주간 월요일 '24/11/18

언젠가 ‘지는 고스톱’이라는 게임이 있다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남들은 부지런히 쳐서 많이 먹고 빨리 점수를 따서 이기려고 하는데, 그 게임은 부지런히 남에게 자기 패를 줘서 남이 이기게 해주는 게임이랍니다. 그래서 결국 이기는 사람이 진 사람들에게 벌칙으로 나눠주는 것이랍니다.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우리는 우리가 간절히 바라는 것들이 다 이루어지기를 바라면서 악착같이 일하는데, 만일 우리가 현실에서 하나라도 더 얻는 만큼 정작 하늘나라에서 그만큼 사라진다면? 우리가 악착같이 일할까 싶습니다. 아니, 하늘나라에서 대신 얻으려고, 거꾸로 내가 가진 것을 하나라도 더 나눠주려고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예리코에 가시다가, 눈먼 이를 보고는 묻습니다. “내가 너에게 무엇을 해 주기를 바라느냐?”(루카 18,41)

주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오실 때, 우리는 무엇을 청할 수 있겠습니까? 

  ‘주님, 제가 여기서 얻는 만큼 하늘에서 빼앗기는 것입니까?’라고 물을까요?

만일 사실이 그렇다면, 

  ‘무엇부터 그 어느 누구에게 나눠주기 시작할 것인지를 생각하기 시작해야 하는가?‘

하는 어처구니없는 생각마저 듭니다. 우리가 진보요 발전이라고 생각하며 얻으려고 애쓰는 우리의 노력이 우리에게 해를 끼치는 것이라면 어찌 살아야 하겠습니까? 문득 아시시의  프란치스코 성인의 ‘평화의 기도’ 끝부분이 떠오릅니다.

  “우리는 줌으로써 받고

   용서함으로써 용서받으며

   자기를 버리고 죽음으로써

   영생을 얻게 되기 때문입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