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당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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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었다는 의미의 노인은 없다.
[늙었다는 의미의 노인은 없다] 그러나 그 푸른 세월은 그렇게 길지가 않다. 꽃은 금방 지고 꽃피던 시절도 끝나게 된다. 슬퍼할 것까지는 없다. 꽃이 그냥 지는 것이 아니라 열매를 맺고 지니까! 청춘을 구가하는 젊은이가 꽃이라면 그 다음 오는 장년은 열매의 계절이라 할 만하다. 노년은 열매를 거두어들이는 수확의 계절이다. 따라서 노인은 다 익은 열매와 같고 스스로를 추수하는 사람이다. 자기를 추수하는 사람! 스스로를 추수하는 일! 얼마나 멋지고 근사(近似)한가? 비록 열매가 좀 부실하다 해도 중요하지 않다. 싹 트고 꽃 피우고 열매 맺고 거두어들이기까지, 탯줄로부터 이어온 삶 자체가 경이로운 것이다. 노인들은 삶을 끝까지 살아온 사람이다. 삶의 과정이 어떠했던, 평생을 살아낸다는 것은 그리 쉽고 간단한 일이 아니다. 노인들이 감내(堪耐)해온 평생 속에는 온갖 번민과 수고와 눈물이 들어 있어 그 무게는 세상(世上)만큼 무겁다. 그러므로 늙었다는 의미의 노인은 없다. 다만 노년이 있을 뿐이고 익었다는 의미의 숙인이 있을 뿐이다. 그들의 머리를 덮은 은발은 생의 훈장으로 빛나 신들도 그들을 알아보고 경의를 표하리라. 세상에는 자기를 이룬 사람이 있는가 하면 이루지 못한 사람도 있다. 그런가 하면 남을 이루게 함으로써 자신을 이루는 사람도 있다. 노인들이 잘할 수 있는 것 중의 하나가 바로 그런 역할이다. 노년에 이른 사람은 나름대로 세상에 대한 이해와 경험으로 지혜를 쌓은 사람들이다. 그들의 경륜과 식견을 이웃과 나누며 사회에 환원한다면 커다란 봉사가 될 것이다. <박방희 詩人 著>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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