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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하는 신앙
ㆍ작성자 송봉
ㆍ작성일 2020-07-31
ㆍ조회: 472  
하느님, 당신은 누구십니까?-(20) 송 용 민 신부

하느님, 당신은 누구십니까? ( 20 )

                          저자 송 용민 신부

 

① 하느님, 당신은 누구신가요?

 

첫째, '하느님'이라는 말이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사람들이 하느님의 존재를 부정하고 무시하며,

하느님의 능력을 폄하하더라도, '하느님'이란 말이 인류 역사 안에서 되풀이되었고, 나 역시 하느님이란 단어를 알고 있습니다.

 

둘째, '하느님은 누구신가?'

 

이런 질문을 던지는 나는 누구이기에 볼 수도

증명할 수도 없는 하느님에 대해 묻고 있으며,

왜 하느님을 찾고 있는지 묻게 됩니다.   

 

이 두 가지 사실에서 신학은 출발합니다.

 

② 왜 우리는 하느님을 찾는가?

 

하느님이 누구신지

묻는 것이 철학적 고민은 아닙니다.

 

왜 내게만 슬픔과 고통이 닥치는지,

하느님이 계시다면 왜 내게 이런 시련을 주시는지, 때로는 고통이나 실패를 겪었을 때 하느님을 원망하며 탄식하는 순간들도 하느님에 대해 묻고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신학은 하느님에 대해 묻고,

동시에 하느님께 물음을 던지는 내 자신을 되돌아보는 데서 시작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모두 신학자가 될 수 있습니다.

 

"하느님을 생각하니 한숨만 나오고 생각을 거듭할수록 내 일이 아뜩해지내."(시편 77,4)

 

먼저 하느님을 생각할 때 아무 생각과 느낌이 없다면 하느님은 내게 큰 의미를 지닌 분이 아닙니다.

 

이와 달리 하느님을 생각할 때 죄스러움을 느끼거나,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묻고 있다면 하느님은 나와 상관있는 분이십니다.

 

하느님을 나와 연관하여

물음을 던질 때 이미 나는 신학을 시작하는 것입니다.

 

③  하느님은 나에게 어떤 분이신가?

 

우리가 '하느님'의 이름을 부르고 있고, 또 우리가 이름을 부를 수 있는 대상으로 하느님이 존재하신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하느님은 때로 암흑처럼 어두운 곳에 숨어계시는 듯하고, 머리로는 알지만 가슴으로 느껴지지 않는 분이시기도 합니다.

 

살아계시는하느님의 부재를 느끼는 것, 이를 '신비'라고 부릅니다.

 

이런 점에서 신학의 출발점은 '거룩하고 신비하신 하느님'에 대해 생각해 보는 것입니다.

 

그런 하느님을 나는 왜 부르고 있을까요?

 

④ '하느님'이라는 이름이 존재한다.

 

인류의 역사는 신에 대한 물음을

풀어내는 여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우리가 이름을 부를 수 있는 대상이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자신이 감당할 수 없는일을

겪을 때 사람들은 하느님을 원망하기도 합니다.

 

하느님이 정말 계시다면, 그분이 나를 사랑하신다면, 그리고 그분의 뜻에 따라 열심히 살았다고 자부할수록 참담한 현실에 대해 원망과 탄식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그 순간에 깨달음을 얻습니다.

도대체 그분은 누구시길래 이런 탄원을 던지고,

이름을 부르게 하시는가 하는 물음입니다.

 

하느님은 내가 스스로 찾아낸 답이 아니라,

그 답을 찾기 이전에 이미 내게 주어진 어떤 물음 그 자체 입니다.

 

"하느님, 당신은 저의 하느님, 저는 당신을 찾습니다. 제 영혼이 당신을 목말라합니다. 물기 없이 마르고 메마른 땅에서 이 몸이 당신을 애타게 그립니다."(시편 63,2)

 

하느님 앞에 의인으로 살아온 욥이 전 재산과 자녀들을 잃고 육신의 건강마저 잃어 친구들의 위로조차 고통스럽게 느낍니다.

 

이 상황에서 욥이 드리는 탄원은 하느님을 향한 원망이 아니라 갈망이 됩니다. 그분을 기필코 만나 하느님의 뜻을 묻고 싶어하는 인간의 애절함이 담겨있습니다.

 

⑤ 신비이신 하느님, 그 앞에 선 나

 

하느님을 찾는 인간에게 하느님은 감추어진 신비입니다.

그분께서 존재하시기를 바라는 희망의 기도는 하느님의 존재에 대한 믿음을 요구하지만, 우리 인생에 수수께끼처럼 여전히 하느님은 숨어 계신 듯합니다.

 

우리는 숨을 쉬면서도, 공기를 의식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숨을 쉴 수 없는 긴박한 상황이면 숨 쉰다는 것을 의식하고, 공기의 중요성을 느낍니다.

 

어쩌면 하느님은 공기와도 같아 내가 그분의 존재를 느끼지는 못하지만, 그분 없이는 단 한순간도 살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우리는 의식적으로 내가 숨 쉬고 있다는 것을 느껴 보거나, 당연하게 누린 것들을 되새겨 볼 때 내가 체험하지 못한 영역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모든 것은 자기 자신의 결정과 판단에 달려있다는 것입니다.

 

내가 신을 받아들일지 거부할지는

온전히 내게 맡겨진, 나의 의지와 책임에 달린 문제입니다.

 

⑥ 거룩한 신비로의 초대

 

위대한 사랑의 실천에서도 거룩함을 체험한다.

 

예수님께서도 "친구를 위하여 목숨을 내놓는 것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 (요한15,13)고 말씀하십니다.

 

사랑은 본래 자신을 내어주는 행위입니다.

목숨보다 더 소중한 것은 없기에 누군가를 위해 자발적으로 목숨을 내놓고 희생하는 사랑을 숭고한 사랑이라고 부릅니다.

 

이러한 숭고함 앞에서 고개를 숙이는 것이 거룩함의 체험입니다.

 

그렇다고 하느님의 위대함이 거룩함을 체험하는 데서만 느껴지는 것은 아닙니다. 역설적으로 신비이신 하느님은 인간이 체험하는 어두움에서도 만납니다.

 

리지외의 성녀 소화 데레사가 

세상을 떠나기 전에 남긴 일화입니다.

 

하느님의 현존을 숨결처럼 살았던 성녀가

임종 직전에 자신을 돌보던 수녀에게,

 

"하느님이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유혹이 성녀의 마지막 순간을 고롭힌다고"말했습니다.

 

지금껏 하느님을 열렬하게 기대하며 살았고 이제 곧 그분을 만나게 될텐데 그 순간 망령처럼 무신론 때문에 괴롭힌다는 인간의 실존적 고백입니다.

 

성녀 마더 데레사도 비슷한 체험을 남긴 바 있습니다. "그분은 가난한 사람의 얼굴에서 늘 하느님을 마났음에도

하느님을 생각할 때마다 영혼의 어두움을 체험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하느님께서는 이 어두움을 없애주지 않으시고, 오히려 어두움을 사랑할 수 있게 해주셨다고 고백합니다.

 

내 영혼의 어두움을 사랑하는 것,

이는 하느님의 신비를 마주하는 인간의 가장 성스러운 체험입니다.

 

십자가의 성 요한도 어둔 밤을 통해 거룩하신 하느님께 다가서는 인간의 체험을 표현한 바 있습니다.

 

우리가 체험하는 하느님은 인간의 요청에 종속된 분이 아니십니다.

 

신앙생활이 처음에는 즐겁고 행복하다가도

여러 가지 시련이 닥치면 힘들고 지루하고 심지어 상처투성이가 된다는 것을 경험해 본 사람은 하느님은 신비이심을 고백합니다.

 

              "신학하는 즐거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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