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예수님도 장닭처럼 싸움만 하시지 않고, 경우에 따라서는 피하시면서 평화를 유지하시는가 봅니다. 

오늘 복음을 보면, 예수님께서 안식일에 손이 오그라든 사람을 고치시는 모습을 보고서는 예수님을 없애려고 하자, 그것을 눈치채신 예수님께서는 그곳에서 잠시 물러나십니다. 

그렇지만 예수님의 사정이나 생각을 모르는 군중은 예수님의 기적을 바라며 계속 따라 몰려듭니다.

예수님께서는 바리사이들과의 더 큰 긴장과 갈등을 피하시기 위해, “당신을 다른 사람들에게 알리지 말라고 엄중히 이르셨다.”(마태 12,16)

마태오 복음사가는 예수님의 이러한 모습을 “이사야 예언자를 통하여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려고 그리된 것이다.”(17절)라고 기록합니다. 그 내용은 “보아라, 내가 선택한 나의 종, 내가 사랑하는 이, 내 마음에 드는 이다. 내가 그에게 내 영을 주리니 그는 민족들에게 올바름을 선포하리라. 그는 다투지도 않고 소리치지도 않으리니 거리에서 아무도 그의 소리를 듣지 못하리라. 그는 올바름을 승리로 이끌 때까지 부러진 갈대를 꺾지 않고 연기 나는 심지를 끄지 않으리니 민족들이 그의 이름에 희망을 걸리라.”(18-21절)

자비롭고 옳은 일을 하면서도, 사람들과의 마찰을 피하기 위해 애쓰시는 예수님. 그렇다고 애타게 청하는 이의 청을 물리치지도 않으시는 예수님의 모습이 안타깝기도 하면서, 아무에게도 마음을 상하게 하지 않으려고, 피해를 주지 않으려고, 평화를 유지하려고 하시는 예수님의 겸손하고 굳은 마음이 깊이 다가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