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돌아가신 김 추기경님이 “어쩌면 우리는 보험이 현대 생활에 필수적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떻게 보면, 보험을 드는 것도 주님을 제대로 믿지 못해서 하는 행위일 수도 있다.”라고 말씀하신 적이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우리의 앞길을 다 펼쳐주시고 이끌어 주시리라는 것을 제대로 믿지 못하고, 걱정이 앞서 재물로 그 믿음을 대신하는 것이라는 말씀이셨습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영원한 생명을 얻는 방법에 관해 묻는 부자청년에게 말씀하십니다. 먼저 계명을 지키고, “너에게 부족한 것이 하나 있다. 가서 가진 것을 팔아 가난한 이들에게 주어라. 그러면 네가 하늘에서 보물을 차지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와서 나를 따라라.”(마르 10,21)라고 이르십니다. 그러나 부자 청년은 예수님 곁을 떠나고 맙니다.

‘돈으로 다 된다.’라고 여길 때, 우리에게 과연 믿음이 필요할까? 그렇게 말한다면, 결국 믿음은 우리 현세 생활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담보로만 여기고 마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먹고 살고 우리의 삶을 안전하게 유지하기 위한 재물도 필요하지만, 재물에 지나치게 의지함으로써, 하느님과 인간과의 우의와 신뢰를 잊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겠습니다. 아울러 영원한 생명을 향한 우리의 자선과 나눔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