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당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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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9일(일) 주임신부님 말씀
[4월 19일, 부활 제2주일] 하느님의 자비 주일 (요한20,19-31) 1 오늘 복음은 토마스의 이야기입니다. 토마스의 입장에서 보면 억울합니다. 제자들은 유다인들이 무서워서 문을 잠가 놓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오셔서 그들에게 당신의 두 손과 옆구리를 보여주셨습니다. 십자가의 그 흔적이 아니면 부활하신 예수님을 알아 볼 수 없었으니까요. 그때 그 자리에 토마스만 없었습니다. 무슨 다른 볼 일이 있었나 봅니다. 그가 돌아왔을 때, 아마 예루살렘 사람들을 두려워하면서 몰래 그 다락방으로 눈치를 보면서 돌아왔을 것입니다. 그런데 다른 열 명의 제자들은 기쁨으로 가득 찬 얼굴을 하고, 집안 분위기는 싹 달라져있었습니다. 한번 이 장면을 멈춰놓고 상상해보시면 재미있습니다. 그들은 환희로 가득 차서 “우리는 주님을 뵈었소.” 기가 막힐 노릇입니다. 자신은 상상도 못할 일이 벌어졌습니다. 부활하신 스승님을 만난 다른 제자들은 덩실덩실 춤이라도 추려는 듯합니다. 자신은 전혀 공감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조금 지나니 얼마나 부하가 치밀어 올랐겠습니까? 토마스는 어떤 사람입니까? 그는 동료들에게 말했습니다. “우리도 스승님과 함께 죽으러 갑시다.”(요한11,16) 아무리 열심하다고 하더라도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지 못하면 이렇게 겉도는군요. “나는 그분의 손에 있는 못 자국을 직접 보고 그 못 자국에 내 손가락을 넣어 보고 또 그 옆구리에 내 손을 넣어 보지 않고는 결코 믿지 못하겠소.” 토마스 혼자 왕따가 되었습니다. 얼마나 억울합니까?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왜 자신만 없을 때 나타나셨나? 이런 어정쩡한 상황은 8일 동안 계속되었습니다. 사실 따지고 보면 많은 그리스도 신자들, 제자들도 마찬가지로 어정쩡하게 부활절을 보내고 있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남들은 모두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고 기뻐하는 것 같은데, 나 혼자만 아직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지 못하고 어정쩡한 채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왜 모두 모여 있을 때 나타나시지, 뻔히 아시면서 토마스가 없을 때 나타나셨을까? 이윽고 8일 후에 토마스도 있는 자리에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다시 나타나셨습니다. 이제야 “네 손가락을 여기 대 보고 내 손을 보아라. 네 손을 뻗어 내 옆구리에 넣어 보아라.” 이게 순리 아닙니까? 다른 제자들에게만 나타나시고 말았다면, 토마스도 떠나고 말았을 것이 아닙니까? 토마스는 나중에 인도 남부까지 가서 스승의 부활의 복음을 전하다가 순교하셨다고 전해집니다. 그곳 마드라스에 그분의 무덤이 있습니다. 제가 주목하는 점은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는 것은 예수님께서 보여주시니까 가능한 일이라는 것입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는 것도 예수님의 주도권에 달린 것입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고 함께 기뻐하려면 역시 하느님 앞에서 가난한 마음으로 남아있어야 하는군요. 다른 제자들의 증언을 듣고 그들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면서 교회 공동체에 남아서 겸손하게 머물러 있어야 하는군요. ‘주님, 저도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날 수 있도록 이끌어주십시오.!’ 4월19일 부활 제2주일, 하느님의 자비 주일 (요한20,19-31) 2 스승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 소식을 전해 듣고 토마스는 혼자 기뻐하지 못하면서 불평을 털어 놓습니다: “나는 그분의 손에 있는 못 자국을 직접 보고 그 못 자국에 내 손가락을 넣어 보고 또 그 옆구리에 내 손을 넣어 보지 않고는 결코 믿지 못하겠소.” 과연 나는 십자가에 못 박혀 죽었던 사람을 보고 그 상처받은 몸을 만져볼 마음이 있을까요? 내가 오늘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고 확인하려면, 가만히 앉아 있어서는 안되겠군요. 상처입고 실패한 사람, 이 사회의 소위 루저(loser)를 만나서 쓰다듬을 줄 알아야 거기서 부활한 예수님도 만날 수 있겠군요. “네 손가락을 여기 대 보고 내 손을 보아라. 네 손을 뻗어 내 옆구리에 넣어 보아라.” 오히려 부활하신 예수님은 토마스에게, 오늘 우리에게 이렇게 명령하십니다. 과연 나는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고 싶은가? 그렇다면 용기를 내야 하지 않을까! 그 십자가에 못 박혔던 사람은 어디에 있는가? 멀리 갈 것도 아니다. 내 가족 가운데 있다. 내 이웃에 살고 있다. 나도 그런 사람을 만나러 가서, 기꺼이 보고 손이라도 만지면서 거기서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고 이렇게 기도할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저의 주님, 저의 하느님!” 이것이 바로 부활 신앙의 자세가 아닐까요? 교회는 복음을 통해서 우리에게 이렇게 가르쳐주고 있습니다. “의심을 버리고 믿어라.” 그저 가만히 앉아서 부활했니 마니 하면서 신앙에 대해서 논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성당 문이 닫혀 있더라도, <믿음(이렇게 부활 신앙)>을 가지고 내 가족과 이웃에게 다가가서, 만나고, 그동안 쌓인 상처를 어루만지면서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난 기쁨을 세상에 전할 수 있어야 한다고 복음은 우리에게 가르칩니다. 성령님, 제가 그렇게 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십시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숨을 불어넣으며 말씀하고 계십니다. “성령을 받아라. 너희가 누구의 죄든지 용서해 주면 그가 용서를 받을 것이고, 그대로 두면 그대로 남아있을 것이다.”(요한20,23) 이렇게 부활하신 예수님과 함께 부활하신 예수님을 상처입고 아파하며 죽어가는 내 가족과 이웃한테서 만나고 하느님의 자비를 함께 나누라고 교회는 오늘 ‘하느님의 자비 주일’을 지내라고 우리를 초대하고 있습니다. 등촌3동성당 교우 여러분, “알렐루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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