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카베오기 하권

신앙의 이름으로 벌이는 저항

서 언

언뜻 보기와는 달리, 마카베오기 하권은 마카베오기 상권의 연속이 아니라 1마카 1―7과 병행하는 이야기로서 주전 175년에서 161년 사이에 일어난 사건을 묘사한다. 저자는 키레네 사람 야손이 쓴 다섯 권으로 된 작품을 간추려 그리스어로 직접 이 책을 썼다(2마카 2,19―32).

무엇 때문에 저자는 이미 알려진 이야기를 다시 쓸 필요성을 느꼈을까? 이 책의 독창성은 무엇인가? 우리는 저자의 의도가 백성을 보호하려는 투쟁이 하느님의 도우심을 온전히 신뢰하는 믿음의 태도에 뿌리를 두고 있음을 보여 주기 위하여 똑같은 사건을 다시 해석하는 데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이런 식으로 억압자에 맞서는 싸움은 신비스런 실천적 신앙과 활동을 뜻하게 된다. 저자가 보기에 그 싸움은 손으로 투쟁하고 마음으로 기도하는 것을 뜻하게 된다. 

이렇게 저자는 변혁 운동을 안으로부터 다시 해석하여 그 효력이 백성의 활동 속에 현존하여 계시는 하느님의 힘에 의한 것임을 밝히려 한다. 이런 믿음의 관점에서는 죽음까지도 걸림돌 또는 실패의 표시로 나타나지 않는다. 오히려 믿음을 통하여 부활의 월계관을 쓰게 된 순교자들의 증거는 맞서 싸우는 데는 끝이 없음을, 억압자는 죽음을 낳지만 하느님은 생명을 낳으심을 보여 준다. 

하느님을 신뢰하는 백성은 두려워할 것이 아무것도 없다. 그들에게는 어떤 상황에서든 승리가 확실히 보장되어 있다.

-출처: 21세기 해설판 성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