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네 죽어서 천당 가기를 원하는가?
“저승 가는 사람은 많지만 돌아오는 사람은 없다.”
당신이 죽을 장소는 어느땅 끝이다.
늙음의 끝에 당신이 서있다. 죽음의 중지는 없다. 삶과 죽음의 연주는 너와 나의 이별이다.
죽음의 여신은 당신을 기다려주지 않는다.
영화 《그린마일》 (The Green Mile, 프랭크 다라본트 감독, 1999)은 사형수가 감방에서 나와 전기의자가 놓여있는 사형 행장까지 가는길의 녹색 깔판이 깔려있는 복도를 말한다.
이 영화는 우리 모두가 죽음으로 간다는 사실을 암시한다.
그 길을 남보다 빨리 걸을 수도있고 천천히 걷고 있을 뿐이다.
결국에는 누구나 그 길의 끝에 와 닿는다.
그러나 우리는 “저승길이 얼마나 먼 길인가? 천국까지 가는 거리가 100m 아니면 200m 쯤
남아 있을까?” 하고 많이 망설여진다.
어떤 사람이 죽음의 길이 험난한지를 물었다.
그러자 기원전2세기 그리스 목가시인 비온(Bion)이 말했다.
“아무 걱정 마시게. 저승 가는 길은 평탄하다네.
누구든지 눈을 감고도 갈 수 있는 길일세!”
라고 했다.
하지만 죽으면서 지옥으로 혹은 천당으로 가나하며 우리는 두려워한다.
우리의 영혼, 정신이 사후 세계로 이어진다는 믿음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어떤 교리는 인간이 죽을 때 마지막으로 생각하는 것들에 따라 다음 생(生)이 결정된다고한다.
즉 그의 마음이 몰두해 있는 대로 얻게 된다는 주장이다. (고대 경전, 바가바드기타, 우파니샤드)
그래서 사람들은 막연히 죽은 사람의 영혼에 대해 추측하는 버릇이 있다.
신들은 죽은 자들 이 일생동안 어떻게 살아 온 지에 대해 가격을 저울질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인간이 죽어서 가는 곳을 불교는 극락세계, 도교는 통천복지, 유교는 천계(天界), 기독교는 천당에 간다고 가르친다.또 가톨릭의 ‘종부성사’(終傅聖事) 즉 종부성사를 받아야 하늘나라로 간다고 한다.
인도 사람들은 갠지스강에서 죄를 씻어야 좋은 곳으로 간다고 믿는다.
세상에서 가장오래된 도시 ‘바라나시’(Varanasi)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화장터에서 피어오르는 연기, 백단향 냄새가 마음을 심란하게 만들지만 사람들은 강물에 뛰어들어 몸을 씻고 물을마신다.
바라나시의 강물은 신비한 힘을 가지고 있으며 죽은 자를 축복하는 곳이다.
사실 우리는 죽은 후의 심판을 두려워한다. “누구나 죽으면 천국으로 가나 지옥으로 가나!”
하는 혼란에 빠지며 막연히 천국을 그리며 죽어간다.
죽음을 좋아할 수 없지만 신 앞에 어떻게 대답할 것인가?를 놓고 고민하게 된다.
이 고민은 “죽어서 하나님의 심판대 앞에서 온전히 설 자는 누구인가?”하는 것과 관련돼 있다.
우리는 흔히 동네에서 초상이 나면 ”김첨지가 죽었어! 그는 천당에 갔을 거야?”라고 말한다.
동네 사람들 모두가 그의 올바른 삶을 보고 그렇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박첨지는 지옥에 갔을 거야?”라고 입방아를 찧는다.
그는 세월을 악하게 살았기 때문이다. 죽어서도 좋은 소리를 들어야 한다는 얘기다.
인간은 존재론적으로 불안을 갖고 있어서 죽음에 대한 불안은 인간의 잠재의식 속에 깔려있다.
검은 구름과 갑작스런 폭풍우가 휘몰아치면 무슨 죄라도 있나 하는 무서운 생각이 든다.
한평생 살아오면서 나쁜 죄를 지었다면 귀신이 달려드는 꿈을 꿀 것이다.
다른 교훈적인 예로 죽음 후의 상징적 모습을 명화에서 찾아볼 수 있다.
‘히에로니무스 보쉬’(Hieronymus Bosch, 1450~1516)가 그린 ‘일곱 가지 큰 죄“(The Seven Deadly Sins)라는 그림에서 보면,
우리가 사는 세상은 악마에 의해 움직이고 있다는 일곱 가지 죄악 (교만, 인색, 음욕, 질투,탐식, 분노, 나태)의 순환이 그려져 있다.
그리고 이승 뒤에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것 4가지가있다.
그것은 죽음, 부활, 지옥,낙원이다.
이것은 인간에게 있어서 정해진 운명을 상징한다.
그리고 그림 한가운데는 하나님의 눈이 너무나도 똑똑하게 빛나고있다.
하나님 눈 위에는 우리에게 알리는 경고가 있는데 그것은,
“주의하라, 주의 하라, 하나님이 보고 계신다. 하나님은 악마의 길을 택한 자에게 더 이상 눈길을 주지 않는다.” 이것이 그림 전체의 메시지로서 매우 극적이다.
영혼의 타락을 경고하고 있는 그림이다. 신을 향해서 내 맡기는 것이 바로 영적 성숙이고 죽음을 맞이하는 태도임을 보여준다.
결론을 내는 것이 어려운 일이지만 누구나 죽음에 이르면, 그사람의 본질이 나타나게되고 세상 사람들은 그의 생을 기억하며 죽어서 어디로 갔을 것이라고 막연히 판단한다.
아마도 세상에 대한 집착, 처자식, 재물, 명례에 강하다면 영혼이 육체를 떠날때도 고통스러울 것이다.
성품이 맑고 깨끗하고 죄가 없으면 옷을 벗듯이 훌훌 떠나갈 수 있지 않을까?
자기 죄업대로 응보를 받는다는 개념에서 보듯이 선하게 살아가야 한다는것이 성인들의 교훈이다.
요새 보기 드문 일이지만 한국인들이 전통적으로 사용해 온 ‘상여’는 곧 이별과 슬픔을 아우르는 애도의 행렬이었다.
아름다운 배웅의미학으로 승화시키는 한국인들의 극락왕생을 기리는 장례행사였다.
결국 세상에서 잊혀 진 사람으로 사라지는 것이다.
만나면 반드시 이별하기 마련이다. 그러니 죽어가면서 뜨겁게 껴안았던 세상을 놓아야 한다.
죽음 앞에서 과거와 미래를 볼 수 있어야 한다.
가족도 놓아야 하고 재물과 명례도 내려 놓아한다.
부부관계도 마찬 가지다. 부부는 함께 살다가 둘 중에 하나는 먼저 죽어야 하는 관계다.
가족 등 모든 친지들에게 고맙다, 미안하다, 사랑한다는 말을 남기고 홀로 떠나가는 것이 다름 아닌 죽음이다.
요약하면 어머니의 젖가슴 같은 무덤 옆을 지나가면서 죽음의 그림자를 느끼게된다.
노인생활이 어렵지만 미래의 죽음으로부터 해방된 자에게는 지금 아무것도 겁날 것이 없지 않은가?
‘노자’는 죽음에 대해 인간의 목숨은 하늘로부터 부여받은 것이며 삶과죽음은 자연에서 나온다고 했다.
‘장자’ 역시 ‘생과 사는 운명이다. 시기가되면 가는 것’이라고 했다.
사람이 태어나 성장하고 늙고 죽어 없어질 때 비로써 한 사람의 값이 매겨지는 것이고 인생이 완성되는 것이다.
우 정 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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