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이라는 걸림돌

     -머릿말-

              요하네스 부란첸 지음

              배영호 평촌성당 주임신부 옮김

망망 대해를 떠가는 현대 독자들에게!

3개월에 걸친 단말마의 고통 끝에

파리 대교구장 피에르 봐이요 추기경이

1968년 55세를 일기로 서거했다.

임종 직전 유언을 겸하여

그는 동료 릴리에 주교에게 다음과 같이

토로했다.

"우리는 고통에 대해 훌륭히 설명하느라

애쓰며 마치 고통에 능숙한 것처럼 행동

합니다. 나 또한 그랬고 감동적인 강론을

해왔지요. 하지만 사제들에게 침묵하라고

이르십시오. 사실 우리는 고통이 무엇인지

알지 못합니다. 이걸 깨닫고 얼마나 울었는지

모릅니다."

고통에 대한 두 가지 진리

고통은 연구나 깊은 숙고 끝에 파악되는,

이른바 깨달음을 가져다 주는 문제가 아니다.

고통은 실제 체험을 통해

아주 조금만 예측되는 깊은 심연의 비밀이다.

그러므로 고통에 대한 글이라고는 한 줄도

읽어본적이 없는 남아프리카 출신의 여성

노동자나 간호사가 오히려 세계적인 신학자

보다 고통에 대해 더 잘 이해할지도 모른다.

그리고 고통과 그 느낌은 강론대나 교단에서

행해지는 고통에 대한 연설과는 별개이다.

이 사실을 소홀히 여기는 이가 있다면

그는 먼저 고통의 깊이와 고통 중에 있는

이들의 존엄성을 기만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살펴보아야 한다.

          "책 머리에서 쓴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