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믿음에 물음 던지기 (8 )

                       저자 송 용민 신부

신앙에 대해 고민하고 깊이 생각하는 일이,

삶에 여유가 있고 편안한 신자들의 몫이라고

생각하면 잘못입니다.

역설적이게도 신앙은

삶에 지친 사람, 가정과 경제적 파탄으로

인생의 바닥을 본 사람,

교회에 나가고 싶지만 상처받은 이들,

교회 안에서 교우들이나 성직자, 수도자들에게 상처를 받은 신자들에게 더 간절합니다.

하느님을 가까이 할 마음의 여유도 없고

하느님이 원망스러운 사람에게 신앙은 오히려 더 간절하고 절실합니다.

복음서에서 예수님을 만난 이들 대부분은

사회에서 소외되고 버림받고, 상처받은 이들이었습니다.

그들이 구하는 위로와 용서, 치유와 화해에는

평범하고 만족스럽게 살아가는 이들이 찾는 신앙과는 차원이 다른 간절함이 있습니다.

삶에서 아예 신앙을 제외하고 사는 사람들도 적지 않습니다.

그리고 신앙을 찾지 않는 사람들,

신앙을 찾을 여유나 능력이 없는 사람들,

심지어 신앙을 팔자 좋은 사람들의 헛된 망상으로 치부하는 사람들에 이르기 까지 신앙은 모두에게 하나의 물음입니다.

그것은 인간의 삶이 결코 이 세상에서

완전히 성취될 수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고,

인간이 겪을 수밖에 없는

고통과 죄의식, 죽음과 죽음 이후의 삶에 대한 불안감이 결코 사라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신학하는 즐거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