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은 시련 속에서 하느님을 찾는 여정( 4 )

                            저자 송 용민 신부

둘째 부류에 속한 신자들은

내가 믿고 고백하는 신앙의 내용에 대해 궁금해하고 고민하며 믿음에 대하여 적극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주변을 둘러보면

진실로 믿음을 실천하며 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삶의 문제들에 대한 답을 찾으려고 진지하게 고민하고 기도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리고 하느님께서 바라시는 바가 무엇인지 찾으려 하고 성경을 읽고 깊이 묵상하며, 교회의 가르침을 열심히 공부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한 번쯤 자기 인생에서 나락으로 떨어지는 경험을 해본 이들, 곧 시련 속에서 삶의 의미를 찾고자 몸부림을 쳐본 이들이라는 점입니다.

행복과 즐거움 가운데 사는 이들은 삶과 신앙에 대하여 진지하게 고민할 필요를 못 느낍니다. 하지만 가정의 파탄이나 경제적 고립, 인간관계에서 겪은 상처들과 건강을 잃어본 이들은 인생의 의미가 무엇인지, 진정으로 소중한 것은 무엇인지 묻습니다.

그리고 인생은 내 힘만으로는 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내가 홀로 설 수 없고, 내가 누리는 행복은 결코 나 혼자 만들 수 없으며, 나 홀로 누릴 수 있는 것이 아님을 깨닫습니다.

신앙인이 하느님을 찾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시련을 겪을 때 믿음이 힘이 된다는 것을 체험한 사람만이 하느님을 찾고, 자신이 겪는 모순과 고통이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묻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좌절하지 않고, 자신의 처지를 수긍할 수 있는 근거를 믿음 안에서 찾으려고 합니다. 가톨릭 문인 박 완서 씨는 "한 말씀만 하소서"에서 자신이 겪은 끔찍한 고통을 나눠줍니다.

교통사고로 아들을 잃고 하느님께서 정말로 계신지 절규하고 탄식할 때 역설적인 체험을 했다고 합니다. "왜 하필 내게 이런 일이 일어났습니까?"

작가의 이러한  외침은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바치신 "어찌하여 저를 버리셨습니까?"라는 절규를 떠올리게 합니다.

하지만 그 순간 박완서 씨는 만일 하느님께서 계시지 않는다면 지금 자신의 이 탄식과 탄원을 들어줄 분도 계실 수 없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자신이 탄식과 물음을 던지도록 하는 분이 계시지 않는다면 이런 질문조차 할 필요가 없을 테니 말입니다. 

박 완서 씨의 이 고백은 하느님이라는 존재는 우리에게 물음을 던지게 하는 대상이자, 그 물음의 주인이라는 놀라운 깨달음을 가져다 줍니다.

            "신학하는 즐거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