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신부를 떠나보내며

김신부!

만난 지 꼭 일 년 만에 작별을 하네.

우리의 삶이 우리의 뜻대로 되는 것이 아니란 걸 알면서도,

교회의 부르심에 응답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헤어짐은 인간적인 아쉬움을 많이 남기네.

가는 김신부도 아쉬울 것이고 보내는 나도 많이 아쉽네.

신자들이 조용하면서도 묵묵히 사제직을 수행하는 김신부를 좋아하고,

청소년들에게도 다정다감한 김신부를 사랑하였네.

특히 청소년들의 표정 안에서 김신부가 어떻게 지냈는지 알 수 있었고,

이번 여름 행사를 매우 즐겁고 행복하게 치루는 과정을 보면서

나와 많은 신자들이 김신부에 대한 무한 신뢰를 가지게 되었네.

아마도 김신부 본인이 사제로서 충실히 살아가고자 하는

결심과 노력이 맺은 결과가 아닐까 생각하네.

이 모든 것에 대해 고마운 마음을 전하며,

이제 사사로운 모든 감정을 정리하고 주교님께서 부르신 그 부르심에

당당히 응답하고 새 임지에서, 여기에서와 같이 충실히 살아주길 바라네.

말은 제주로 보내고 사람은 서울로 보내라는 옛말이 있듯이,

무릇 서울교구 사제는 한번쯤 명동으로 가봐야 하네.

명동에서 살아봐야 교구 전체가 보일 것이네.

사람은 큰물에서 놀아야 크게 되듯이,

김신부가 명동에 살면서 큰사제로 성장하길 진심으로 바라네.

다시한번, 등촌3동 성당에서 성실하게 살아줘서 고맙네.

앞으로 새임지에서도 열심한 사제로, 기쁨이 충만한 사제로 살기 바라네.

김신부의 행복을 빌며 이렇게 이별 인사를 대신하네.

잘가게.

2015년 8월 30일

정진호 신부